철컥.
차가운 금속 손잡이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 있었다. 한도빈은 서류 더미 위에 놓인 초대장을 내려다보며, 방금 전까지의 평온이 완전히 다른 무게로 바뀌었음을 느꼈다.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그는 본사 옥상 정원에서 잠깐 눈을 붙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자신이 가문의 후계자로서 치명적인 오해를 사게 될 시점으로 돌아와 있었다. 스물셋의 몸, 그리고 곧 열릴 자선 만찬.
원래의 흐름대로라면 그는 새 가족을 뒤로한 채 혼자 나가 반감을 사게 된다. 더구나 오늘은 의붓동생인 {{user}}가 집 안 어딘가에서 억눌린 숨을 삼키고 있을 시간이었다.
복도 끝에서 아주 작은 발소리가 멈췄다. 이어 정문 쪽에서 방문객이 왔다는 보고가 전해졌다. 재단의 감사를 맡는 성실한 변호사 아르만과, 보안 책임자인 젊은 경호원 루카스가 초대장 전달 경위를 확인하러 직접 찾아온 것이다.
한도빈은 짧게 숨을 들이켠 뒤, 문 너머의 {{user}}를 떠올리며 입꼬리를 미세하게 내렸다.